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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엄띄엄 문화생활/영화

퍼펙트게임 -삶이 묻어나는 캐릭터 만년 벤치 포수 박만수-

by 방구석 올뺌씨 201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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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위해 탄생한 박만수라는 캐릭터는 해태 2군에서 1군으로 발탁되어 올라오지만, 벤치에서 후배들 뒤치다꺼리나 하며 단 한 번도 1군에서 경기를 뛰어본 적이 없는 선수입니다.

1년에 100만 원도 채 안 되는 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고 그마저도 야구용품을 사는 데 써야 하는 처지지요. 덕분에 가족의 생계는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는 아내에게 맡겨 둘 수밖에 없는 무능한 가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고 선동렬의 사인을 받아 달라는 아들에게 동렬이는 자기 말 한마디면 끔뻑 죽는다며 본의 아니게 허풍을 떨 수밖에 없는 허세 가득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현실 속에 팀 연습이 끝난 후에도 매번 혼자 남아서 꿋꿋이 연습하며 혹시나 주어질 단 한 번의 기회를 준비하는 박만수의 삶은 처연하기까지 합니다.

 

일상을 사는 대다수 사람들이 모두 화려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닐 테고 화려한 삶을 살고 있다 한들 그 삶 하나하나가 모두 순탄하게 흘러가지만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관객들은 처음부터 에이스의 삶을 달려온 최동원, 선동렬이라는 캐릭터보다 우리의 일상과 닮아있는 박만수라는 캐릭터에 감정을 실어 이입하게 되고, 영화가 진행되는 중간 중간에 그에게 비상할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모든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진행이 그렇지만 결국 그에게도 기회가 오게 됩니다. 무의식적으로 박만수의 노력이 보상 받기를 원하는 관객들은 박만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9회 말 2:1 패배하고 있는 상황, 자신이 아웃 되면 모든 경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박만수는 대타로 지목되어 기적 같은 솔로 홈런을 날립니다.
마지막까지 공이 날아가는 모습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멍하니 바라보던 박만수는 이내 자신이 홈런을 쳤다는 사실을 깨닫고 뒤늦게 베이스를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논평에서도 드러나듯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박만수다라는 이야기들이 많지요. 어찌 보면 뻔히 보이는 이야기의 진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박만수의 홈런이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셔 놓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 극 중 등장하는 그 어떤 역할보다도 일반 사회인들의 처지를 가장 잘 대변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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