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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엄띄엄 문화생활/영화

영화 강철중...... - 나? 강동서 강력반 형사 강철중이야! -

by 방구석 올뺌씨 2008.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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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돈이 없다 그래서 패고, 말 안듣는다 그래서 패고, 어떤 새끼는 얼굴이 기분 나뻐. 그래서 패고. 그렇게 형한테 맞은 애들이 사열종대 앉아 번호로 연병장 두 바퀴다. 지금 형이 피곤하거든? 좋은 기회잖냐. 그러니 조용히 씻고 가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대사 아닌가?

아마 2002년도에 개봉한 공공의적 1을 보았다면 주인공 강철중의 세뇌와 같은 이 읍조림을 많이 기억할거라고 본다.

나의 경우 설경구라는 배우를 알게된 영화가 이 공공의 적에서 였다.

걸핏하면 욱하는 다혈질에 비리를 밥 먹듯 저지르면서, 그렇다고 진짜 나쁜놈은 또 그냥 두고 못보는 그런 제멋대로 형사. 부모를 살해하고, 아무 이유 없이 살인을 하는 공공의 적 조규환을 때려잡아 넣은지 몇 년...... 강철중이라는 이름만 가지고, 검사라는 모습으로 돌아왔던 공공의적 2는 내 관심밖이었고, 무식하고 제멋대로인 형사. 진짜 강철중이 2008년 6월에 돌아온 것이었다.

그것도......

강우석과, 장진의 합작으로 말이다.






강동서 강력반 형사 강철중이는 어쩌다가 은행에 대출받으러 갔다가 난리 법썩을 떨고 경찰한테 끌려나오는...... 소위 공공의적 1에서도 자주 보여줬던 꼴통짓을 서슴없이 보여준다.

하지만 공공의 적 1과 비교하면 작품의 분위기는 많이 밝아졌고 캐릭터의 성격도 많이 코믹스러워졌다.


보라... 이 표정이 살아있는 캐릭터를......


강철중의 표정과 성격은 살아있지만, 6년이 지나면서 많이 온화해 졌다고 하나? 특히나 강철중의 상관이자 강동서 강력반 반장님께서는 강철중 구박의 강도가 많이 약해지셨다.

공공의 적 1에서 자리를 비운 강철중 서랍을 열어보고 정말이지 너무도 깨끗한 서랍... 굴러다니는 볼펜 한 자루를 보고


"이 새이 이거 살 생각이 없는 놈이구만..."


이렇게 말하며 강철중을 쬐여왔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물론 전작에서 이미 큰거 한건 해결해서 신뢰와 믿음이 얻어진 결과일 수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다가오긴 한다. ^^


그런 강철중에게도 세상의 악당을 때려잡는 일 외에 문제가 생겼으니, 먹고 사는 문제였다.

공공의 적 1에서 양아치 산수가, 맘 고쳐먹고 깨끗한 삶을 살아보고자 결심. 지나가는 길에 강철중이 앞에 나타나는데 월 3~4000천만의 고수익 사장님이 되서 나타났다.

말만 하면 뺀질 뺀질, 한우가 어쩌고, 돈이 어쩌고, 관객이 보는 내내 얄밉다못해 강철중이 한대 쥐어 박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깐죽거리는 글로벌 사장 '산수'

얼핏 돈은 제법 가진것 같은데......

강철중의 상황은 지금 급전이 필요한 상황, 강철중의 말로 표현하자면 참 쪽팔려서 돈 빌려달라는 말은 못하고, 한때 양아치이던 산수가 이렇게 출세해서 나타나고, 범인 잡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자신은 은행에서 대출 거부나 당하는, 이 세상 참 X 같다는 생각을 하며 경찰 때려치고 민간인 한다고 선언하며 집에서 뒹굴 뒹굴 거리는데,

세상은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새로운 악당이 등장한 것이다.

깡패를 동경하는 고등학생 청년들을 양성하며 자신의 일에 써먹는 XX그룹 회장 '이원술'.

요즘 문제시 되고있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내용을 살며시 다루고 있다.



강철중을 만나 손 씻고 고깃집 사장이 된 유해진은 강철중의 연락을 받고 사건 해결에 또 한건 일조한다.

이번 사건이 단순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닌 큰 손이 개입해있다는 것을 알고 강철중은 수사를 시작하는데......

수사의 내용이...... 전보다는 약간 더 코메디다.

악당 캐릭터 '이원술'을 살살~ 약올려 가면서 수사를 하는데, 전 작품의 분위기보다 더 가벼워지고 재미있어 졌지만, 현재 잡고자 하는 범인에 대한 목마른 갈증은 전보다 덜해 보였다.

그래서인지 악당에 대한 포스가 공공의 적 1편보다 약간 부족해 보인다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건데 이것은 공공의 적 1의 악당이 더 악해서이거나, 악역 배우의 연기 문제가 아니고, 상황 자체나 작품의 분위기와 컨셉이 전보다 가볍고 재미있는 코메디로 가고자 하는 감독의 의도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공공의적 1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옛날에 우리동네에 똥쟁이 영수라는 놈이 있었다. 그런 영수한테 물어봐도 안다. 기계공고 다닐 때 꼴지에서 2번째 하던 나도 안다. 사람이 사람을 절대로 이유없이 재미로 죽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내 오늘 그 개XX를 이유없이 한번 죽여볼란다."

이 대사를 할 때의 강철중(설경구)의 눈 빛과 말투는 진심이 묻어나와 있었다.

영화 강철중에서도 명대사가 나온다.

"난 깡패를 잡을 때 이 놈이 세상 마지막 깡패라는 생각으로 잡는다. 그러니 내가 널 못잡겠냐?"

이 대사를 할 때의 전후 행동과 강철중의 즐기는 듯한 눈빛이 공공의적 1에서 보다 범인을 잡고자 하는 절박감을 조금 떨어뜨려 놓았던 듯 하다.

분명, 공공의적1과는 변했다.

상황도 변하고 캐릭터도 조금은 변한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철중은 강철중인 것이다.
 
공공의적 1의 암울한 분위기를 기대하기 보다 공공의적 1의 강철중 형사를 다시 만나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하는 영화이다.

개인적으로는 검사가 아닌 꼴통형사 강철중의 귀환을 기다렸던 나에게 팬서비스로도 실망을 주지 않는 영화였고, 또 한번 보고싶다고 생각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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