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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올뺌씨의 사는 이야기

친구가 서랍안에 몰래 두고간 봉투

by 방구석 올뺌씨 2009.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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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는 봉투 시리즈 3번째의 이야기 입니다. 이미 봉투시리즈1과 봉투시리즈2의 이야기는 했지요?

네? 기억이 안난다고요?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요. -ㅅ- 링크를 다시금 부활시키는 수 밖에......

봉투시리즈1: 20주년을 맞이한 롯데월드 이벤트 당첨 수령기

봉투시리즈2: 설악 I PARK콘도 이벤트 당첨!! 선물을 받았어요~ ^^


자 그럼 이제부터 본문입니다. ^O^

왜, 저번 포스팅에서 노트북 이야기를 했었잖아요. 그때 보이던 파란 책상 기억 나시나요? 그 시푸르딩딩한 플라스틱 조가리로 이루어진 책상 말입지요.


그래요. 오늘의 이야기는 바로 그 책상에서 시작된답니다.


바로 이 책상이지요.

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의 옛날 이야긴 아니고, 이 노트북을 사러가기전에 제 친구가 놀러왔던 적이 있습니다.

음... 친구의 이름은 뭐라고 할까... 가명을 써야할터인데... 그래요.

잼군이라고 합시다.

늘 그렇듯 침대 구석에 쳐박혀 일어나기 싫은 노골노골한 어느 날 잼군이 놀러를 왔었어요. 그러더니 저에게 묻더군요.

"요즘 PSP 자주 하냐?"

그래서 저는 대답했습니다.

"PSP? 그냥 저녁에 생각나면 잠시 하는 정도? 막 맨날 하진 않고~"

"흐응~ 그래?"

친구놈이 그렇게 대답하더니 침대에 드러눕더군요.

"배가고프다~ 밥좀 차려줘~~~"

"......-ㅅ- 이런 씨댕~" 이라고 투덜투덜거리면서 밥을 차려주었습니다.



그 이후 얼마있지않아서 잼군의 생일이었는데, "얌마, 돈이 없어서 선물은 못사주겠고 생일축하혀~" 라고 문자로 메세지만 보내주었지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약 1주일? 2주일정도가 지났을까요? 간만에 PSP나 꺼내서 해볼까? 하던차에 서랍을 열었습니다.



(위 사진은 재현 사진입니다. 이렇게 사진을 찍으면서 서랍을 열어보는 일상생활을 하고있지 않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그랬더니 PSP아래에 이런 봉투가 하나 깔려 있었습니다.

응?

이게 뭐지?

라고해서 손으로 집어봤는데요.



잘쓰라 담주 내 생일

이라는 메세지가 제 책상에 있는 파란색 유성팬으로 적은듯 적혀있었습니다.

'뭐야 이거?'

잠시간의 당황도 잠깐, 봉투를 열어보았습니다.



5만원권 4장이 들어있더군요.

순간, '앗싸~ 이게 왠 횡재야~~~나도 모르는 비상금이?'...

......

라는 생각은 들지 않고 '이 쉐끼, 그 때 설마 PSP 자주 하냐고 물어본게 이런 이유였나?' 라고 생각이 들면서 그냥 미안하다는 생각과 내가 만약 PSP를 영원히 하지않고 깜빡하고 일본으로 떠났다면 어찌했을꺼냐 이눔아~ 라는 생각이 교차하더군요.


요새 유학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가 않아서, 집 밖에 거의 나가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가서도 이것저것 군것질도 하지 않고 그냥 돌아다니고, 되도록 가까운 거리는 버스도 이용하지 않고 걸어다니고, 그런게 생활화가 되있었지요.

그래서 친구랑같이 놀러를 가더라도, 친구가 음료하나 마시자고 하면, 음료마시면 몸 안좋아진다면서 그냥 집에가서 물마시라고 타박을 하던가 1+1음료를 위주로 먹지요. 그렇게 돈때문에 고민하는 제 모습을 보더니 친구놈이 이렇게 몰래 넣어두고 간 모양입니다.


사실 친구놈 형편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아프셔서 병원비, 요양비가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상황인데 제가 곧 유학간다고 이런일을 꾸민 모양이네요.


그래서 며칠전 삼겹살을 사들고 친구네 집을 방문했습니다.


"야 인마, 이정도로 궁하지 않아 -ㅅ-, 가서 너도 병원비 내야하고 하니까 이거 그냥 가져......" 라고 했더니, 됐다고 돈 돌려주러 온거면 그냥 가라고 하네요.

그래서 그럼 오만원만 받을게, 이건 너무 큰 돈이라고 돌려준다고 했더니


원래 더 주고싶었는데 더 주면 자기가 무리일거 같아 이만큼만 한거니까 가서 방세로 쓰라고 손에 꼭 쥐어주는 모습을 보고 참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하고


그래서 결국 그냥 가져갔던 돈 고스란히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평소에 남에게 무언가 얻어먹는것, 받는것이 익숙치가 않아서 이런 때는 정말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요새들어 친구들이 이것 저것 사주려고 하네요. 동네사는 '누싸'라는 친구도 맥주한잔, 갈비한대 뜯고가자고 너 가기전에 한번 쏜다고 하지를 않나, '노미노미'라는 친구도 '차이나 3호선'이라는 중국집에서 맛있는걸 먹여준다고 하지 않나 -ㅅ-;;;


그래서 고민끝에 그냥 결심하였어요.


그래, 다 사주거라... -ㅅ- 죄다 얻어먹어주고... 나중에 내가 다시 형편이 나아지거들랑 그 때 너희를 구원(?)하리라~ 라고 말입지요.


거참... 얻어먹는 것도 미안하고 해서, 맨날 자리를 피해왔는데 그러면 안되겠구나 라고 느끼게된 하루인 것 같습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그냥... 유학준비의 외전격이랄까? -ㅅ- 친구자랑입니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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