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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올뺌씨의 사는 이야기

수상한 택배 상자가 도착하다. -책을 선물받았습니다.-

by 방구석 올뺌씨 2009.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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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입니다만. -_- 며칠전 구입한 선풍기 덕분에 버틸만한 여름을 나고있습니다.

저번주, 평일날 아침에 출근을 하고 있는데, 수상한 전화가 걸려오는 것입니다.

뭐지? 누굴까? 혹시 그동안 나를 흠모하며 몰래 그리워하던 여인이 제가 꿈에서 깨어 그리운 마음에 전화하는 것이 아닐까?

두근두근한 이 마음.

최대한 목소리를 깔면서, 나직하게 그러면서 고상함을 잃지 않는 그런 목소리. 그런 목소리로 받아 보았습니다만, 상대가 그렇게 느꼈을런지는......


"여보세요?"


"아, 네 여보세요. 저기...... 오랜만이지요. 당신."

과 같은 대사는 온데간데 없고, 굵직한 목소리의 남자분 목소리만 들리더군요.


"택배인데요!!"





개그콘서트 분장실 강선생의 유명한 안영미 대사 있지요?



"앞으로도 그런일은 없을꺼야~, 영원히~!! 똑바로해 이것들아!!"


크흑흑......




어찌됐건, 오나전 반가움의 상징 택배아저씨인 것이지요. 현대인의 활력소, 택배아저씨.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택배!!


그러나......


나는 택배 배달한적이 없는데? 라고 생각하던 찰나 생각났습니다.

블로그에 자주 와주시던 황주희님과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책을 선물받았던 것입니다.


아아, 이렇게 감사하고, 이렇게 택배가 빨리 도착할 줄이야.

아직 출근도 하지 않은 시간, 난 지하철에 있을 뿐이거늘......

택배 아저씨에게 잠시 후에 전화를 드리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한숨을 되네이며, 같은 회사 기획자분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따르르르릉...


"여보세요? 이팀장님 혹시 지금 출근 하셨나요?"

말이 끝난지 한참이 지났는데 뭉기적 뭉기적 거리는 주변 효과음과 더물어, 잠에 흠뻑 취해 알코올 향기마저 풍겨오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우어으어어어, 저 오늘부터 휴가잖아요."

......

"아, 네... 죄송해요. 비록 자다 일어났지만 푹 주무세요. 영원히~;;;"



어쩔 수 없이, 매일 아침 20분정도 먼저 출근하시는 우리 차장님에게 전화를 걸어봅니다.



뭔가 알 수 없는 컬러링이 나온 직후.


차장님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저는 최대한 미안함이 가득히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 그러니까 설라무네요. 택배가 왔는데 차장님 출근하셨으면 혹시 좀... 깃털보다 가벼운 것일테니 좀 살포시 받아주시면......"


......


잠시 불편한 정적이 흘렀습니다.

그후 들려오는 차장님의 목소리.


"네가 이제 막가는구나???"








어쨌던간에...... , 유난히도 일찍 나오시던 차장님은 하필이면 그날 평소보다 늦게 나오셔서 아직 지하철에 계신것이었습니다.


절망에 가득차서 힘없는 손아귀 힘으로 택배 아저씨한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저씨, 죄송한데요. 사무실에 아무도 없네요. 우체국에 맡겨놓으면 제가 오후에 찾으러 갈게요."


"네, 사무실에 사람이 없나요? 그럼 건물 아래 경비아저씨한테 맡겨도 되는데??"


......





그거 참 굿아이디어인 거잖아!!!  이런 굿 아이디어가......





그리하여, 무사히 받았습니다.

그거슨 바로 선물 택배!!!



굉장히 깊숙한 벼랑 골짜기에 파묻힌 보물마냥, 상자 깊숙한 곳에 두 권의 책이 안치해 있었습니다.




여행하면서 재미있게 봤던 책이라면서 보내주셨는데

상태도 새것같고, 페이지를 촤라라라락~ 넘겨보니, 너무 매력적인 디자인과, 내용들입니다.


후다다다닥 바로 읽고 싶었으나, 현재 보고있는 책이 있었고, 요즘 강행중인 주7일 근무로인해 넉다운 돼서 못봤네요...크흑.


마침 보던 책이 내일중으로 독파가 될 듯 하여.

이번주에는 신나게 읽을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해봅니다.





책 뒤표지의 내용인데, 정말이지 요즘 드는 생각입니다.

'왜 사는지, 왜 회사를 다니는지, 이렇게 살면 나중에 무엇을 얻게 될런지......'


정말 제대로 여행을 했다고 느껴본 사람들은 아실겁니다. 이 느낌.


제대로 된 여행을 경험해본 사람들에게 여행이 없는 안정된 일상은 어쩌면 권태로움 그 자체일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환경과, 문화가 주는 아름다움을 갈망하게 되더군요.


특히나 요새처럼 보람없이 일만 쏟아지는 경우에는 내가 무얼 위해 이러고 있나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해야지. 도망치면 안돼!! 라고 마음을 다잡던 찰나......



얇디 얇은 펄럭귀를 가진 ME......

그래 이건 도피가 아냐, 일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거야~~~ 라며 맞장구를 치는 저를 발견할 수 있더군요.-_-


필요한 순간 너무 절묘하게 받은 책 두 권.

주말을 이용하여, 천천히 음미하듯 읽어보고 싶군요.



오늘의 포스팅을 끝내며 한마디.

선물 감사히 받았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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