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피피섬은 사실 아시아 지역 사람들 보다 유럽사람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중 하나였지요. 요즘은 많이 알려져서 그런가 중국,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나보더라고요.
피피섬은 태국어로 코피피라고 불리고 있으며 항구에서 내리면 볼 수 있는 번화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뒤쪽 거주민들이 사는 지역으로 들어가면 2004년 인도양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아직 복구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친구와 함께 이 피피섬을 찾았는데 남자 둘이 이 곳을 오니 정말 휴양!!!
휴양중의 휴양!!!
먹을거 사먹고, 마사지도 받고 리조트에서 영화도 보고 했음에도 시간이 남아돕니다.
물론 저희는 해양 스포츠는 즐기지 않았으니 더 그럴지도 모르지만 연인들끼리 달달한 분위기로 오는 것이 아니라면 이틀을 머물기에는 확실히 좀 긴 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살 듭니다.
어쨌든 지도를 좀 보니 이 피피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뷰포인트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이왕 온거... 여기서 2일이나 머무는데 한번 다녀오자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집앞 뒷산을 오르는 느낌으로 말이지요.
실제로 뷰포인트를 찾아가는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번화가쪽에서 뷰포인트는 이쪽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표지판이 곳곳에 존재합니다.
어디보자... 제가 있는 지역에서 약 3.5키로미터... 가볍게 보고 시작했습니다.
동네 언덕같은 곳을 오르고 내리고 또 오릅니다.
그렇게 힘들다고 말할 길까지는 아니지만 기온 + 몹시 커다랗고 무거운 카메라 가방 덕분인지 셔츠가 비에 맞은듯 흠뻑 젖었습니다.
한 1.5키로 가다보면 그나마도 시멘트로라도 포장됐던 도로가 사라지고 흙길 산길이 나옵니다.
때마침 해가 서서히 저물어가려는 4시반 5시쯤이었던지라 더욱 긴장이 됐습니다. 산길... 빛도 잘 안들고 여기 그냥 임꺽정같은 녀석이 칼들고 돈내놔 하면 꼼짝없이 당하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의 분위기였지요.
종종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는 주민들이 보였는데 뒤에 태워달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
마지막에 여러 갈래길이 나오면서 이길인가 아닌가 그냥 돌아갈까 생각마져 들게하던 때 뷰 포인트로 향하는 입구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입장료가 있습니다.
한국 돈으로 몇백원 안하는 입장료이긴 한데, 입장료가 있다는걸 모르고 왔던 저로서는 젠장 속았다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군요. 큰 액수가 아님에도 이유없는 반발심이 들었던 거지요.
그래서 그냥 내려가려고 했는데 순간 이게 뭐하는건가 단돈 몇백원 때문에 여기까지 올라와서 그냥 내려가면 이게 무슨 낭비인가 그냥 운동한 꼴밖에는 안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실제로 들어가 봤는데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한번 들어가보기로 합니다.
확실히 서양인들이 많다.
커플 혹은 남녀 친구들 위주로 많이 놀러온게 보인다.
남자 둘... 혼자가면 이렇게 쓸쓸해질 수도 있다
탁 트인 공간이라 그런지 몰라도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위에서 한눈에 내려다 보는 피피섬의 풍경은 안올라왔으면 후회했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입장료 몇백원 때문에 코앞 골인 지점까지 와서는 돌아가려고 생각했다는게 참으로 한심스럽더라고요.
흔히들 배낭여행자들이 인도를 다녀와서는 꼭 가보라고 추천을 한답니다. 그 이유인즉 얼마 안되는 돈을 가지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깨달음이 뭐냐면 인도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거나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돈의 액수가 우리나라로 치면 적을땐 1000원 많아야 10000원이라네요.
그런데 사기당했다는 것을 알고 분해서 멀리 여행와서 하루 일과를 망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한국 돈으로 따지고보면 얼마 안되는 돈임에도 말이지요.
그래서 다녀온 사람들이 이야기하는게 차라리 그때 그렇게 열내서 하루 일과를 다 망가뜨릴 게 아니라 그냥 이건 내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며 흘려보냈더라면 즐겁게 보낼 추억 몇시간을 더 담아왔을 수 있었을텐데 라고 말하더군요.
저는 비슷한 경험을 이 피피섬의 뷰포인트에서 한 것 같았습니다.
단돈 몇백원의 입장료가 있다는 사실에 정상 근처에서 다시 되돌아갈뻔 했지요. 순간적인 기분에 의해 움직였더라면 이런 풍경을 온화한 바람을 맞으며 감상하던 나의 기억은 없었겠지요.
어쨌거나 올라왔으면 내려가야하는 법, 올라온 길과는 반대의 길로 내려가는데 이 길도 만만치 않습니다.
부디 가시려는 분은 저처럼 슬리퍼 하나 신고 덜렁덜렁 올라가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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