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했던 건 게임 기획자로 있을 때였다.
당시 PC를 구매하면 기본으로 제공되다시피 했던 멤브레인 키보드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주변 개발자들은 다 각자의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키보드 생김새가 범상치 않아보여서 이런 것이 뽀대인가 싶어서 아이락스의 펜타그래프 키보드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 사용했었는데 신세계였다.
노트북 키보드를 이용하는 것 같은 또각또각 거리는 정숙한 키감에 타이핑하는 맛이 살았다고 할까?
그러던차에 개발자 A모씨가 기계식 키보드를 한번 써보는게 어떻냐며 추천해줬는데 자리에 앉아서 써보니 이게 또 묘한 매력이 있었다.
토각토각 마치 타자기를 치는 듯한 느낌에 매료돼서 인터넷 서핑으로 5-6만원 대의 갈축 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했던 기억이 난다.
손의 피로감은 확실히 아이락스의 펜타그래프 키보드가 덜했지만 기계식 감성의 타건감 때문에 이후로도 계속해서 기계식 키보드를 썼었다. (단 청축은 특유의 철컥거리는 시끄러운 느낌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다)
기존에 태블릿과 핸드폰으로 글을 쓸 일이 있을 때는 로지텍의 K380 키보드로 글을 썼었는데 본격적으로 제대로 글을 써보자 마음먹고 키보드를 알아봤다.
내가 고려한 사항은 이랬다.
- 블루투스가 될 것 (태블릿, 모바일에서 사용할 용도이기에 1순위였다.)
- 적축 모델의 키감
- 텐키리스로 휴대성 강화
여기에 부합되는 것이 레오폴드사의 750 RBT 모델이었다.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650 모델을 샀어도 됐겠거니 생각하지만 키감, 키캡의 퀄리티는 만족스럽다.
용산 리더스키에서 직접 타건해보고 구매했는데 저소음 적축은 너무 먹먹한 느낌이 들어서 일반 적축 모델로 선택했다.
블루투스는 총 4대의 기계까지 페어링 할 수 있었고 해당 기기에 연결될 때 인디게이터로 블루투스에 연결됐음이 표시가 된다.
정말 좋았던 부분중 하나는 AAA배터리로 동작한다는 것이다.
배터리 내장형이 아니기에 매번 충전에 신경을 쓸 필요도 없고 화려한 LED가 있는게 아니라 배터리 수명도 꽤 오래 간다고 한다.
약 1-2년 정도는 신경끄고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이 있다.
내장형 배터리 사용 모델의 경우 다른 제품을 살펴보면 약 100시간 정도마다 충전을 해줘야 하는데 이런 귀찮음이 많이 줄은데다 배터리가 다 떨어졌을 때 그냥 동네 편의점에서 AAA전지 두개 미리 구비해두고 교체만 해주면 되기에 마음에 드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키보드가 예쁘니 왠지 계속 글을 쓰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었다.
장비가 나아진다고 글이 더 나아지거나 하지는 않지만 어떠하랴, 원래 모든 것은 자기 만족인 것을……
그러나 저러나 이렇게 다시 기계식 키보드에 관심을 갖게 되니 이제는 또 무접점 키보드에 관심이 가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일상 이야기 > 올뺌씨의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프레 무접점의 끝판, 리얼포스 R2 저소음 45g 텐키리스 사용기 (0) | 2022.04.13 |
---|---|
노트북을 산 김에 같이 장만한 노트북 거치대 사용기 (0) | 2022.04.09 |
사무용으로 충분, 가성비 노트북 추천 레노버 싱크패드 E14 GEN3 (0) | 2022.04.03 |
브런치 작가신청 승인 신청이 왔다 (0) | 2022.04.02 |
김영호 일식 조리학원 저녁반 1주차 수강 일지 (4) | 2015.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