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임이야기/올뺌씨의 게임일지

엘든링 - 틈새의 땅에서 빛바랜 자로 부름을 받다 -

by 방구석 올뺌씨 2022. 3. 29.
반응형

장대하다 웅장하다 이 얼마나 가슴 떨리는 일인가

 

부름을 받았다.
엘데의 인도에 따라 틈새의 땅으로 오라......


축복의 빛이 쓰러져 죽어가는...... 아니 이미 죽은 내 몸에 내려왔고, 그 순간 나는 눈을 떴다.


이런 소울류의 게임을 얼마만에 해보는지 모르겠다.


요즘은 국전이나 가야 있을 게임 오프라인 매장. 내가 어릴 때는 그래도 두세 정거장마다 게임매장이 하나씩은 있었던 기억이 난다.


소울류 게임하면 기억나는 이 때도 게임 매장에서 플스3를 구매했을 때다. 매장 사장님에게 게임하나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사장님이 데몬즈 소울이라는 RPG게임을 추천해주셨다.


"디아블로 같은 배경이 아주 어두운 액션RPG게임인데 난이도가 조금 높아서 그렇지 무지 재밌어요" 


난 디아블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에 가볍게 패스했다.


그리고 몇년 뒤였던가?


다크소울1을 접해보고 데몬즈 소울을 그 때 해보지 않았던 것을 땅을치고 후회했다.


아니! 이런 게임을 디아블로 같다고 추천해주면...... 나는 계속 던전만 주구장창 돌면서 파밍만 해대는 핵앤슬래쉬 게임인줄 알았잖아!!


그 이후로 다크소울 1,2,3를 차례로 섭렵하고 플스를 팔게되면서 스팀에서 PC용으로까지 구입하면서 즐기고 또 즐겼던 기억이 난다.


똥손인 나에게는 2회차 난이도는 너무 어려웠어서 1회차만 주구장창 반복하면서 말이다. (다크소울1의 4공황이 제일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플스5를 구매했고, 리메이크된 데몬즈 소울을 즐기고 엘든링이 나온다는 소식에 출시일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그 날이 왔다!


난 이제 틈새의 땅에서 빛바랜자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

다양한 초기 직업으로 시작할 수 있으나 모든것은 플레이어가 육성하기 나름이다 직업에 얽메일 필요가 없다


격정적인 성우 더빙의 오프닝이 흐르고 여느 소울 시리즈와 같이 어둡고 음습한 곳에서 주인공인 빛바랜 자가 깨어났다.


오프닝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프롬 게임이 원래 그렇다. 


내용, 세계관 설명에 친절함이라고는 없다. 허나 나중에 다시 보게되면 아... 하면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느낌이랄까


캐릭터가 몸을 일으킬 때 내가 만약 이 세계에서 이렇게 눈을 뜬다면 어리둥절 할 것이다. 


'난 누구지? 왜 이런 곳에?'


이런 생각이 플레이어인 나도 똑같이 든다.


어쩌면 세계관에 몰입해서 아무 것도 모른체 네가 속한 세상을 알아가라는 고도의 스토리텔링 전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눈을 떠보니 교회같은 느낌의 분위기이다. 커다란 여신상이 하나 있고 내 눈 앞에는 피를 흘려 쓰러져간 여인이 보였다.


밑에는 하얗게 빛나는 메세지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해당 스크린샷은 2회차 돌입하며 찍은 스크린 샷


- 부디 인도가 망가졌더라도 엘데의 왕이 되시기를... -


정황만으로 보면 이 여인은 나를 알고 있는 듯 해보였다. 


하지만 난 널 모르니 왠지 미안해지는 느낌이다.


떠나간 자는 떠나간 것이고 산 자는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간의 소울류 경험이 있다고 빈털터리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헐벗은채로 다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어쩔 수 없다. 밖에 뭐가 있을지 모르니 기본 무기로 준 몽둥이라도 양손으로 꼬냐쥐고 문 밖으로 나가보았다.

 

초기 직업을 빈털터리로 시작하면 이렇게 헐벗은채로 시작한다. 험난한 생존의 과정을 원한다면 추천한다



***


밖을 나오니 시야가 확 트였다.


현실적인 판타지 세계관이 잘 묘사되어 있었다.


꿈과 희망도 없을 것 같이 널부러져 있는 오브젝트마져도 좋은 느낌이다.


교회 문 앞 절벽에 메세지가 남겨져있었다.


"이 앞, 점프 유효하다"


유저가 시스템 메세지로 남겨놓은 것으로 소울 시리즈의 전통적인 유저간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메세지로는 점프가 유효하다고 써놓아져 있는데…
메세지 주변 바닥에는 수많은 핏자국들이 보였다.


이 핏자국들은 해당 장소에서 죽어간 유저들의 흔적이다. 


핏자국을 자세히 살펴보니 살아생전 어떻게 죽음을 마주했는가가 영체의 모습으로 재생된다.


한 핏자국 앞에서 [핏자국을 본다] 버튼을 눌렀더니, 절벽에서 장렬하게 점프를 하고는...... 그대로 절벽 밑으로 사라지는 붉은 영체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그렇게 가버린 것이다.


바로 해당 메세지에 악평 버튼을 눌러줬다. 


이렇게 악평을 누르더라도 메세지를 살펴보는 유저는 총 평가수만 보이기에 이 메세지가 호평을 많이 받은 메세지인지 악평을 많이 받은 메세지인지 확인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이 세계관에서는 의심과 음모가 가득하다.


초반의 길은 외길 진행이라 그대로 쭉 진행했다. 왠지 건너다가 무너질지도 모를 것 같은 다리 하나가 나왔다. 다리를 지나갈 때 실제로는 그런 효과음따위 없었지만 삐걱삐걱 거리는 효과음이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

다리를 다 건넜더니 넓다란 공터가 나온다.

 



난데없이 접목의 귀공자라는 녀석이 내려찍기로 기습해왔다.


다크소울3의 튜토리얼 보스 몬스터인 군다를 원트에 돌파한 나다!  너도 곧 그리 될 것이다!!


이런 자신감으로 1:1 맞다이를 뜨기 시작했다.


이리 구르고 저리 굴러 피해보았지만 원숭이 팔길이만도 못한 짧은 나무막대기로는 공격이 닿지 않았다.

마치 허공에 삽질하는 모양새였다.


그런것 치고는 요리조리 잘도 피해다니면서 한타 한타씩 먹이고 있는 내가 자랑스러웠다.


이거 기억은 안나도 몸이 기억한다는 것인가? 나 알고보면 똥손이 아니라 꽤 뛰어난 피지컬을 갖고 있는거 아냐?


그 순간이었다.


딱 한방이었다. 


한방 스치듯 맞았는데 그 충격에 종이인형마냥 뒤로 나뒹굴러 기절하고 말았다.


아...... 빈털터리 이녀석... 물몸이구나...

 



곧이어 접목의 귀공자인가 하는놈이 몸통에 달린 여러개의 손을 마구잡이로 휘두루기 시작했다.


나, 나 일어서는 중인데...


일어서는 동안에 공격은 반칙이잖......


그렇게 나의 자만심은 꺽여져나가기 시작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