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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엄띄엄 문화생활/독서

캐비닛 - 능청스런 구라가 일품인 소설

by 방구석 올뺌씨 2008.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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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에서 드디어 읽을만한 책이 나왔구나.

제 12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부분에서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수상한 바로 그 책~

심사위원 중 한 명이 이 책을 읽고 재미없다고 생각한다면 주저 없이 내 뺨을 치라고 말한 바로 그 책~

정말 기발한 상상력, 거짓말을 마치 현실처럼 교묘하고도 재치있게 표현한 문체~

능청스러운 구라가 일품이라고 평론에 써있을 만큼, 한국 문학에서 보지 못한 신선함이 담겨있는 책~ 적극 추천!!


[줄거리]


2006년 제12화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
세상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담아두는 '13호 캐비닛'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탄탄한 필력과 구성진 입심으로 싱싱하고 리얼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3부로 구성된 각각의 파트는 독립적인 에피소드들이 상호연결되어 독특한 구성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의 화자는 178일 동안 캔맥주를 마셔대고 하릴없이 캐비닛 속 파일들을 정리 하는 삼십대 직장인이다. 그의 낡은 캐비닛 안에는 온갖 기이하고 특이한 존재들이 가득하다. 손가락에서 은행나무가 자라는 사람에서부터 고양이가 되고자 하는 사람, 토포러, 심토머, 도플갱어, 샴쌍둥이 등 다양하고 무수한 판타지형 인물 군상들이
출현하고, 화자는 이들을 '심토머'라 부르며 그들의 기록을 정리한다.

소설은 심토머들의 기록과 이를 정리하는 화자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심사 당시 상상력의 기발함과 대담함이 돋보이며, 구성적 필연성을 갖고 정밀하게 잘 짜인 소설이라는 평을 받으며, 일곱 명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뽑힌 작품이다.  

[책 내용중 일부 발췌]

통계적으로 볼 때 규칙적으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타임스키퍼가 될 확률이

무려 팔백 배가 높습니다.



너무 열심히 살지 마세요.

계획을 너무 빡빡하게 잡지 마세요.

남들보다 성공하겠다고 너무 바동거리지도 마세요.

그런 짓을 계속하면 시간이 왕창 사라집니다.

억울하지 않습니까?

그건 적금 만기 하루 전날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것처럼 억울한 일입니다.



시간을 저축하는 유일한 방법은 헐렁헐렁하게 사는 겁니다.

생리휴가는 꼭 찾아먹으세요.

월차도 반드시 당겨씁시다.

마감은 한 번씩 어겨주는 센스!

휴가를 반납하고 대신 특별보너스를 받을 생각이 없냐고 상사가 물어오면

멋있게 뻐큐를 한번 먹여주세요(손동작은 다들 아시죠?).

기분이 울적한 날엔 무단결근도 한 번씩!



이상 '띄엄띄엄 살기 운동본부'에서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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