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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해외]다녀온 발자취

무계획 무대책 도쿄여행기3 - 작고 귀엽게 생긴 공중전화의 만행-

by 방구석 올뺌씨 2009.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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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쩐지 점점 잊혀져 가는 여행기가 되버리는 것 같아서 후다닥.

 주간 연재 돌아왔습니다. -O-;;

너무 오랜만인지라, 앞의 여행기를 잊어버리신 분들을 위한 특전!!!

이름하여......

'좀 봐주세요......T.T 굽신굽신 여행기' 링크입니다.

무계획 무대책 도쿄여행기1 -어느 사이에 내 손에 비행기 티켓이 있었다.-
무계획 무대책 도쿄여행기2 -공항과 콘서트와 좌절로맨스-

원래는 저번 주말쯤 업로드 할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글쎄....

저에게도 장난감이 생겨버렸지 뭐예요~


그건 바로 I POD TOUCH 2th~~~



무려
8GB...(동일 제품중 용량 제일 작은... 이건 자랑이 아니니까요;) 입니다.

음악, 동영상, 어플리케이션, 무선인터넷 등등 안돼는 게 없는......,

흠흠, 뭐... 이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 하기로 하고.

무계획 무대책 도쿄여행기 3으로  휘리릭~~

GO!!! 입니다.


에... 그런데 어디까지 썼더라...-_-;;;


생각이 안나는 관계로


빠르게
건너뛰어버립니다.


마치 드라마에서 젊은 신혼부부가 요염한 자태로 침대위에서 '하하' ,'호호' 장난치다.

갑자기 서로 마주보며, 진지하고도 오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숨결이 서로의 얼굴을 스칠 정도로 바짝바짝 가까워 질 무렵의 그 순간!!!

TV 화면에 갑자기 햇님이 방긋방긋 떠오르며 "다음날 아침......" 이라는 무심한 문구를 출력하듯


다음날 아침.


......

상쾌한 새벽... 이라고 할 수 없는 쨍쨍한 창 밖, 삐걱삐걱거리는 침대, 4인실인데 텅 비어버린 방......



뭐지?


부스스한 표정으로 홀로 남겨진 방안에서 시계를 봅니다.
전편에서도 나왔지요. 동공 파괴의 클로즈 업 시스템.

이 날도 현재 시간이 클로즈 업으로 표시 되며 눈안으로 들어왔습니다.

11시
11시
11시
11시
......




그렇습니다.

여행온 첫 날.

남들은 새벽같이 일어나, 조금이라도 더 많이 돌아다니려고 하는 이 판국에 저란 놈은 해님이 저 하늘 높이 우주의 중앙으로 치솟아 오를 때까지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던 거지요.

그래도 잠이 덜 깼는지, 잠시 멍하게 앉아있자니

어젯 밤 공항에 도착해서부터 숙소로 올 때까지의 사소한 일들이 머리속을 헤집고 갔습니다.


그래요, 바로 비행기를 탄 그 후......

어설픈 로맨스의 착각을 버리게 해준, 아저씨 둘 사이에 껴서 무사히 상공을 날아가던 중입니다.


해외로 입국할 때 보통 출입국 신고서를 작성하잖아요?

보통은 스튜어디스가 다 나눠주는데......

왜!!!

왜!! 나만 안주는 거지?




하지만 소심한 저는 말도 못하고 가만히 움추려 있다가 소심하게 스튜어디스를 불러봅니다.

"저...저기?"

"......"

아무 반응이 없는걸로 보아 안들리나 봅니다.

더 크게 말하고 싶었지만, 옆에 일본인 남자 둘이 자고 있던 관계로 신경쓰여서 도저히 말을 못하겠......T.T


그냥, 스튜어디스가 제 옆을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봅니다.

......

......

앗!!! 지나간다.

"저...저기......"

라고 한 순간 쏜살같이 지나가 있습니다. -_-;;;

스튜디어스들 상당히 빠르게 움직입니다. 게다가 제 자리가 창가쪽이라...... 안보이나 봅니다.



다시 기회를 기다려봅니다.

......

......

"착륙하겠으니 벨트 어쩌구 저쩌구" 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이 7일간 방치해 둔 홍시 처럼 스믈스믈 귓구녕에 흘러들어옵니다.


결국 공항에 도착하고서 출입국신고하는 곳 바로 앞에 비치된 종이를 가지고 도착인원중 제일 마지막으로 출입국 신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날의 교훈은...... 두 가지!!

첫째, 출입국 신고서는 비행기에서 미리 쓰자!
스튜어디스가 안주면, 큰 소리로 땡깡 부려서라도 받아내는 편이 빠르게 입국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야간 비행에는 꼭 복도쪽으로 앉자. 밤에 창가에 앉아있으려니, 검은 것은 하늘이요, 흰 것은 아무것도 없더라...... 랄까요?

아... 가끔가다 창 밖으로 뭔가 보이긴 하는군요.


요런거요.

검은 바탕에 베드 픽셀이 생긴것 마냥 요상한 점들이 콕! 콕!



출입국 신고서를 작성하고 나오자, 아담한 하네다 공항의 내부 모습이 등장합니다.

아... 공항이 어쩐지 좀 밝죠? -_-

그래요, 이 당시 엄청나게 당황해서 사진 찍는걸 잊어버렸...... T.T

아무튼 이렇듯 하네다 공항은 아담한 겁니다.



그러면, 도착 했으니까 회사 사람들한테 전화라도 해볼까 하고 공중전화를 찾아보니.

작고 귀엽게 생긴 공중전화가 있습니다.

가진 동전이 100엔 뿐이라...... 100엔을 넣습니다.

"꿀꺽~"

전화기가 내 피같은 돈을 삼키는 소리가 들리고 뚜~ 뚜~ 거리는 신호음이 들려옵니다.

저는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번호를 눌렀습니다.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따르......"

대체 언제까지 따르릉만 하고 있을 참이지? 라고 생각하던 중에 목소리가 들립니다.

"일본어로 어쩌구 저쩌구......"


'어라? 내가 전화한 사람은 한국사람인데 왜 일본어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 녹음된 음성인 것을 알았습니다.

갑자기 오싹하게 등줄기를 강타하는 안좋은 예감이랄까? 그런 느낌이 들더니

철컥~ 소리와 함께 디스플레이의 100엔이 90엔으로 바뀌면서

삐--- 

그리고는 조용~~


뭘까요?
 
이 땅딸막한 4등신 육체가 강제로 8등신으로 늘여지는 듯한 알 수 없는 느낌은?



한참 후에야 알았습니다.

"소리샘 멘트인거냐?"

-_-;;;

그렇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 때의 그 멘트는 분명 우리나라에서의 "잠시 후 삐 소리가 나면 소리샘으로......"라는 녹음 안내멘트였던 것 같네요.

이거참~ 역시 언어를 모르면 고생하는군요. 후훗~~!!

에이~ 10엔 날렸네 라면서 다시 걸지 뭐, 라며 여유만만 하게 수화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

디스플레이에 남아있던 내 돈 90엔이~~~

철컥 소리를 내면서 그대로...... 전화박스의 뱃속으로 직행하는 것입니다!!!

귀엽고 네모나게 생긴, 그 당시에는 끔찍하고 사악하고 악마같이 보였던 그 못된 공중전화의 뱃속으로 쏘옥~ 하고 들어가 버린겁니다.

비유를 하자면......

이랬던 토토로가......



이렇게 보이는 느낌이랄까요?

......

한동안 망연자실.



잊자, 난 쿨한 남자니까... 라며 애써 위로해봅니다.

그날 밤 숙소에서 가이드 북을 보고 있자니 이런 문장이 유독 크게 클로즈업 되더군요.


'일본의 전화기는 남는 돈을 거슬러주지 않으므로 꼭 10엔짜리를 넣도록 합니다.'

'일본의 전화기는 남는 돈을 거슬러주지 않으므로 꼭 10엔짜리를 넣도록 합니다.'

'일본의 전화기는 남는 돈을 거슬러주지 않으므로 꼭 10엔짜리를 넣도록 합니다.'

'일본의 전화기는 남는 돈을 거슬러주지 않으므로 꼭 10엔짜리를 넣도록 합니다.'






털썩......

준비성 없는 제가 미워집니다. 아니,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도 남는 돈은 안거슬러주잖아?

난 왜 이모양인거지~~~ T.T 하지만 탓해봐야 이미 90엔은 공중전화의 뱃속에 있습니다.

토해내라고 할 수도 없고.

......쩝!

......


아무튼 이제 민박집으로 가야합니다.

안내인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서, 공항내를 운행하는 공항버스를 탑니다.

국내선, 국제선을 운행하는 터미날1, 터미날2, 지하철로 통하는 건물 이렇게 운행하는 버스입니다.
 
물론 FREE 입니다.

FREE~~

하지만 FREE라고 계속 타고있다가는, 술 취한 아저씨마냥 공항안만 계속 뱅뱅~~ 돌고 있을 겁니다.@_@



일단 지하철 자판기에서 지하철 티켓을 샀습니다. (제 손은 신경쓰지 마세요-_-)

민박 홈페이지에 써있는 설명 그대로, 400엔짜리 표를 삽니다. 이걸로 시나가와에 가서 JR로 갈아타면 된다고 하더군요.

하네다 공항에서 JR 전차가 다니는 곳으로 나가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모노레일, 그리고 하나는 저처럼 지하철. 지하철이 약 80엔 정도 쌉니다.


하지만, 저는 꼭 싸다고 지하철을 타는건 아니란 말이지요.

흠흠;;;;;;

'바...밤이라 풍경도 잘 안보이잖아요;;'

라며 '모노레일 타도 별거 없을거야' 라고 사라진 90엔을 떠올리며, 마음을 위로합니다. T.T


이후로는 공항 지하철에서 현지에 살고있는 한국인 한 분을 만나서 순탄하게 쭈~~~~욱 신오오쿠보 까지 도착.

민박 누님(결혼했지만 누님이라고 불러야 한다.)께서 역으로 마중나온 관계로 PM11시에 무사히 숙소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아차!!

시나가와에서 JR열차로 갈아타서 신 오오쿠보까지 190엔 정도가 더 들었네요.

당시 환율로 차비만 6000원 + 3000원 정도군요.

......

전화기가 삼켜버린 90엔이 더욱 아까워지는 순간입니다.

얼떨떨에 숙소에 와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요. 그래서 동네라도 둘러볼겸 편의점에 가서 제가 그토록 좋아하는
밀크티와 콜라를 하나 사왔습니다.

유들유들 능글능글하게 생긴 밀크티입니다.


코카 콜라도, 뭔가 특이...... 하지 않고 똑같네? -_-?

맛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가 아니라 똑같은거 아닐까요? 시대에 뒤떨어진 미각을 지니고 있는 저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콜라 한모금, 밀크티 한모금, 그렇게 2병 다 마시면서, 다음날 무엇을 할까~ 흥얼흥얼~ 하며 가이드북을 보고 있었더니

새벽 4시.


그에 화들짝 놀라서 자고 일어났더니

아침 11시.

부시시한 모습으로 침대 위에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보이는 거라고는

텅 빈 방......

아무도 없는 민박 -_-

나중에 오신 숙소 주인이 민박집 복도에 혼자 쭈그려있는 저를 발견하더니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한 마디 하십니다.

"진짜 여행오신거 맞아요?"

"......"

"그러게요?;;"

'저도 제가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차마 입 밖으로는 내지 못하고 그냥 머리만 긁적일 뿐이었습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다음회 예고-

신주쿠 거리를 배회하던 중에......

수상한 남자로부터

수상한 팜플렛을 받다. 이건 뭘까요?



아이코, 실수로 이런 이런 그림도 같이 올라가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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