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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이야기/국내 맛집 탐방

신림동 오첨지 - 오징어 아가씨와 돼지 총각의 천생인연 이로구나 -

by 방구석 올뺌씨 2008.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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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찌 저찌 급작스럽게 모이게된 전 엠서브 식구들의 번개가 있었던 관계로, 초 절정 스피드로 올리는 따끈따끈한 호떡과도 같은 포스팅이 되겠습니다.


이거...... 두서 없이 쓰려니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할런지-_-


그냥 내일 쓸까...;; 쩝


에라 모르겠다. 일단 Start

 


과거의 첫 만남에서는 엠서브의 사장님으로......


어느 날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 '데릭'으로......


그리고 어느날은 갑자기 인터넷 블로거 '윌리엄 킴'이라는 이름으로......


매번 이름을 바꾸며 은둔 생활을 하던 사장님과 메신져로 대화를 하던 도중 어쩐지 알 수 없게 의기투합!!



그리고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짜잔~~~!!



이런 곳에 서있게 되었다. -_-


오첨지......


난 한 번도 가본적이 없건만, 엠서브 식구들은 내가 사라지고서 몇 번 갔었다는 그 곳.


내가 사라지고나니 갑자기 복지가 좋아졌다는 소문과 함께 회식 장소의 질이 올라갔다는 가슴아픈 이야기가......


흠흠......


아무튼, 간만에 사장님과, 두언샘 그리고 과로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김팀장님이 출두해주셨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오삼불고기를 먹으러 오첨지에 가게 되었는데, 처음 들어서는 입구 부터가 사람들로 가득!!


호객행위에 능하신 아주머니가 오첨지로 올라가는 계단에 서있던 사장님과 김팀장님을 보시더니


"아유~ 학생~ 금방이야 금방~ 일루와서 요구르트라도 먹고있어 하면서 손에 요구르트 4개를 덥썩 쥐어 주시는게 아닌가!"



학생

 

학생

 

학생......



그 말 때문인지는 몰라도......



서른 넘으신 학생분들은 순한 양처럼 손에 요구르트를 하나씩 들고 복잡스럽기가 서울역 그지없는 줄을 기다리게 되었다.

(* 초상권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처리...... -_-;;; 개인 요청이 있을 시 모자이크 해체해 드립니다. 삭제는 안됨)



요구르트의 마력에 빠진 김팀장님, 내게도 하나 맛을 볼 것을 권하신다.


찹찹~


갑자기 옛 추억이 떠올라서, 요구르트를 뒤로 한 번 먹어볼까 했으나


사람들 시선도 한 둘이 아니고,


더군다나......


이런 무서운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서, 그냥 요구르트의 뚜껑을 벗겨내고 단숨에 마셔버렸다.


요구르트를 다 마시고 지루한 시간을 보낸뒤에 자리가 나서 그 곳에 앉게 되었다.


주인이 도달하기도 전에 애초 부터 세팅된 오삼불고기가 테이블을 떠억~ 하니 점령하고 있지 않은가......


건방진 녀석이로다.



미나리가득, 오징어 가득, 삼겹살 쬐금...



나도 오삼 불고기 하나는 자신있게 만들 수 있다!!


라고 자부한다.


다음에 미나리를 가득 넣은 오삼 불고기를 시도해 봐야겠다.


여기에 나만의 개성을 섞어 콩나물도 조금 버무리면 더 맛있을 것 같다.



어쩐지 알 수 없게 오늘 음식들이 사진빨을 조금 받는 듯 하다.


보통 이렇게 잘 안나오는 것 같은데...-_-;;;


이제 사진은 그만 찍고 맛을 보기로 했다.


오오 이럴수가!!


바다......


입 속에 바다내음이 가득하게 피어 오르고 그 속에서 오징어 아가씨와 돼지 총각이 사이좋게 헤엄을 치는 것이.

 

이것이 바로 천생인연(緣) 이로구나!!!


......


이런 오버의 극치를 달리는 만화와 같은 리액션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맛있었다.


너무 맵고, 너무 짜지도 않은 달달한 맛으로, 맵고 짠 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좋을 수 있으나, 불닭같은 맵고 자극적인 맛을 선호한다면 입맛에 안맞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제부터가 진짜인데 메인 요리인 오삼불고기 보다는 요리를 거의 다 먹어갈 즈음 밥을 볶아먹는 볶음밥이 별미이다.


닭갈비도 그러하고, 아구찜도 나중에 양념에 밥 비벼먹는 맛이 그만이듯, 오삼불고기 역시 나중에 밥을 볶아 먹게 되는데, 매콤 달달한 양념장과 고소한 참기름 가득 넣어 버무려진 볶음밥을 먹기위해 오삼불고기를 먹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자글자글자글......


납작 평평하게 냄비 밑에 짜부러진 밥알들은 누릉지가 되어간다.



수저가 화면 바깥으로 튀어 나올 것 같은 기세다.


역시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두언샘이 수고해 주셨다. (잠시만 수저로 밥 한스푼 뜨시고 기다려 주세요~ 라고 말하자 살짝 귀찮아 하시던 표정을 나는 보았다.)


뭐랄까......


이 곳을 한 마디로 줄여보자면, 시끌벅적 소란스러운 분위기에 정겨운 인심, 술 한잔 하러 가기 보다는 배를 채울겸 식사하러 가면 딱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느긋하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며 술을 마시기에는 좋지 않은 곳.


저녁 9시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문 밖에 길게 늘어서 있는 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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